- 악양초교 학생 35명 평사리공원서 자연놀이, 학교에서 그림책 만들기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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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장마가 물러난 섬진강변 평사리 공원은 유난히 맑은 하늘과 은빛 강물이 찰랑거렸고, 이에 더하여 아이들의 웃음 소리와 탄성으로 섬진강에 또 다른 활기가 넘쳐났다.
바로 ‘신나는 예술여행, 섬진강 200리 어린이들이 노래하는 섬진강’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나는 소리였다.
‘신나는 예술여행’은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을 문화예술단체가 직접 찾아가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지리산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이하 구름마)가 기획·주관하며, 하동생태해설사회가 협력하여 경남과 전남의 시군구 초등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농산어촌이 아닌 ‘섬진강’을 매개로 하여 섬진강이 합류하는 남해와 강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광양, 하동, 구례, 곡성, 임실 등의 작은 소도시 어린이들이 섬진강의 생태적 다양성을 느끼고 이를 그림책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악양초등학교 5, 6학년 학생 35명이 참여했다. 악양면 평사리 공원에서 어린이들은 자연놀이를 진행한 뒤, 악양초등학교로 이동해 체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만의 시선이 담긴 대형 그림책 만들기를 진행했다.
그리고, 평사리 공원에서 어린이들은 공동체 정신과 협력심을 기르는 밧줄놀이, 생태계의 원리가 녹아있는 꼬리잡기, 파란색 보자기로 섬진강 물결을 표현하는 예술 퍼포먼스 등 자연놀이를 체험했다.
또, 자연놀이는 늘상 지나치며 보아왔던 섬진강을 보다 가깝고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섬진강의 여러 자연물과 환경을 활용해 지식보다는 어린이의 감성과 상상, 신체 활동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평사리 공원에서 진행한 자연놀이를 뒤로하고 학교로 돌아간 아이들은 오후 시간 동안 직접 그림책을 만드는 활동을 이어나갔다. 지역의 섬진강을 거침없이 담아내기 위해 가로로 기다란 대형 그림책과 모래, 돌멩이, 나무토막 등의 자연물을 활용한 입체 그림책을 제작했다.
병풍모양을 닮은 그림책은 굽이굽이 물길을 그린 후 자연놀이에서 인상 깊었던 동물이나 사물, 인물을 그려 넣어 아이들만의 섬진강을 완성한다. 보기와 달리 물의 흐름이 급변하는 곳이 섬진강이라 대부분 지역에서는 수영이 금지된다. 이를 안타까워한 어린이는 튜브를 타고 강물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거나, 강 한가운데 형성된 작은 모래톱 위에 나무를 심기도 했다. 맑은 물속에서 발견한 송사리 떼를 기억해 이를 표현하기도 하고 남해 바다에서 올라온 갈매기를 표현하기도 했다.
입체 그림책에서는 돌멩이에 은어를 그려 넣어 더 많은 은어가 돌아오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또 지나가던 흰 새를 만들어 전봇대 위에 쉬어가게 만들었다. 옛날에는 돛단배로 광양과 하동을 오고가는 등 한 생활권이었다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사라진 돛단배를 디자인해 만들어 보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 주관한 구름마 관계자는 “섬진강은 경남과 전남, 전북을 연결하는 생태적 키워드이고 상생의 비전과 문화적 가능성을 담고 있는 상징적 장소이다.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섬진강의 생태문화적 현장을 몸으로 느끼고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본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고 말했다.
남해에서 시작해 광양, 하동, 구례의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은 대략 200리의 섬진강을 담게 되며 어린이들이 찾아가는 장소는 조금씩 다르더라도 마지막에는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담은 초대형 공동작품이 탄생된다. 20개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표현한 섬진강은 내년 초 공유형 전시와 책자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신나는 예술여행은 올해 11월까지 총 20회 운영 예정이며, 섬진강권 초등학교와 지역아동센터는 하반기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김영미 기자.hdgm9700@hanmail.net
하동군민신문 hdgm9700@hanmail.net